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책일기4

1월에 읽은 책들 1월에는 한가하면서도 바빴다. 무엇 하나에 집중하는 게 어려워서 이것저것 잡아 읽다 보니, 크게 기억에 남는 게 없다. 그럼에도 소소하게 좋았던 책이 있긴 했다. 1. 모니카 마론 백살인지, 아흔살인지 스스로도 잘 모르는 노인이 자신의 옛 연인을 기억한다. 매일, 그를 기억하는데 모든 시간을 쓴다. 중년의 나이에 만나게 된 사람이었다. 그는 아내가 있었다. 그런데도 주인공은 그에게 빠져들었다. 이제 그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. 이야기가 어쩐지 아니 에르노의 을 떠올리게 했다. 스토리도 그렇거니와, 사랑과 기다림으로 점철되어 생각이 끊임없이 흐르는 서술 방식이 에르노의 글과 닮았다. 사랑의 속성에 대해, 그 밑바닥까지 샅샅이 훑는 방식이 굉장히 유사하지만, 은 '기이한 시대'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했다.. 2024. 2. 6.
10월 독서일기 2 - 소녀의 성장에 대하여 일주일이나 늦은 10월의 책일기.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다가 이대로는 안 되겠어, 한 단어 씩 겨우 쓰고 있다. 10월에는 7권의 책을 읽었다. 11월이 시작하자 속도가 더뎌졌다. 새로운 책을 몇 권 구입했고 도서관에서도 빌려왔다. 책꽂이에 쌓여가는 책이 숙제처럼 느껴진다.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 보려 노력 중이다. 실패하는 날들이 더 많다. 말이 많아지고 글에는 알맹이가 없어진다. 과거를 많이 생각한다. 요즘은 과거의 일들이 더 아름다워 보인다. 그때의 나는 아무런 두려움도 없었던 듯하다.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늘 불안했고 초조했다. 술을 많이 마셨다. 그러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처럼. 엇나가려 했다. 내가 아닌 사람에게 쉽게 상처를 주었고, 상처를 받지 않으려 도망다녔다. 하지만 도망친 곳은 날카로.. 2023. 11. 9.
공간에 관한 책 2권 - 23년 10월 (1) 10월 첫 번째 주에는 공간에 관한 에세이 두 권을 읽었다. 이광호의 과 조르주 페렉의 이다. 에선 공간/장소에 관한 추천 책 리스트를 얻을 수 있었는데, 그중 하나가 페렉의 이었다. (마침 도서관에 다른 책을 빌리러 갔다가, 우연히 발견하게 되어 페렉의 책부터 읽게 되었다.) 두 책은 비슷한 구성을 지녔고, 공간/장소에 관한 생각이 유사하다. 공간은 '동사'로 존재하며,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할 때 그곳은 의미를 획득해 우리 머릿속에 존재하게 된다. 이렇게 존재하게 된 공간은 물리적으로 변하더라도 (설령 없어지더라도) 영원히 존재할 수 있게 된다. 이 개념이 재밌었다. BOOK 1. 이광호 특정한 장소가 연인들의 장소가 될 수 있는 것은, 그 장소의 물질적·지리적·구조적 특징 때문이 아니라, 연인들의 사.. 2023. 10. 19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