문지혁소설집1 (아직) 가고 있는 사람들 - 문지혁 <고잉 홈> 10여 년 전 뉴욕 플러싱에서 6개월을 살았다. 매일 맨하탄에서 수업을 들고, 오후 시간에는 미술관과 도서관을 오가며 한가롭고도 충만한 하루하루를 보냈다. 그럼에도 티켓을 연장하지 않았다. 그때 생활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었음에도 그 뒤로는 해외에서 거주하는 건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. 그 6개월 동안 나는 어디까지나 이방인이었다. 내가 앞으로 이곳에서 삶을 꾸려간다고 해도 나는 영원히 이방인일거라는 확신이 들었다. 그건 아마 내가 뉴욕 플러싱에서 보고 만난 사람들의 영향일 탓이다. 그들은 오랫동안 이 도시에 살고 있었지만 늘 이 도시에 뿌리내리기 위해서 안간힘을 썼다. 그들의 간절함은 항상 티가 났고, 나는 초조로 가득한 삶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. 문지혁의 은 그 당시 내가 만났던 뉴욕의 한인들과 닮았.. 2024. 3. 25. 이전 1 다음